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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젠슨황 실리콘밸리 호프집서 ‘치맥 회동’

양사 최고위급 참석 AI동맹 업그레이드 … 딸들도 동행

2026-02-11 11:16:28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태원 회장 왼쪽 뒤는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 [독자 제공]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태원 회장 왼쪽 뒤는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 [독자 제공] 연합뉴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뜻깊은 만남을 가졌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한국식 치킨집 '99치킨'에서 두 리더의 회동이 성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99치킨은 엔비디아 본사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황 CEO의 단골집으로 알려져 있다. 회동 후 양측이 촬영한 기념 사진에는 '호프' '치킨' '푸라이드 양념'이라는 한국어 상호가 선명히 드러났으며, 식사 자리에 한국산 맥주가 나온 점은 두 리더가 얼마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만났는지를 보여준다.
만찬 중인 최태원 SK그룹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독자 제공] 연합뉴이미지 확대보기
만찬 중인 최태원 SK그룹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독자 제공] 연합뉴

2시간 회동서 논의된 메모리 반도체 협력 전략
약 2시간 동안 이어진 이번 회동에서 최 회장과 황 CEO는 가장 시급한 이슈부터 본격 협의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그것은 올해 엔비디아가 선보일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에 적용할 HBM4(고대역폭메모리)의 공급 계획이다.

베라루빈에는 35GB 용량의 12단 HBM4가 8개씩 탑재될 예정이며, 업계에서는 이달 중 본격적인 HBM4 출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 회장은 제품 양산을 앞두고 최종 의견 조율을 위해 황 CEO와의 직접 만남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HBM4에만 머물지 않았다. 차세대 HBM인 HBM4E, 맞춤형 HBM(cHBM),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모듈 소캠(SOCAMM),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급에 이르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전반에 걸친 협력 방안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중장기 파트너십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SK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비전이 이번 회동의 또 다른 핵심 의제였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SK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자로 진화해야 한다"고 명언한 바 있다.

이러한 전략적 비전이 엔비디아와의 협력에서도 구체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현지에 AI 투자 및 관련 솔루션 사업을 전담하는 'AI 컴퍼니'를 설립할 계획을 밝혔으며,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사명을 'AI 컴퍼니'로 변경해 AI 반도체 및 솔루션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회동은 이러한 SK의 AI 솔루션 사업 확대 구상에 엔비디아가 어떤 형태로든 협력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99치킨서 회동 후 기념사진 촬영한 SK그룹과 엔비디아 임직원들[독자 제공] 연합뉴이미지 확대보기
99치킨서 회동 후 기념사진 촬영한 SK그룹과 엔비디아 임직원들[독자 제공] 연합뉴

차세대 리더 최윤정 본부장·메디슨 황도 함께 참석
이번 회동에서 특별히 주목할 점이 있다면 차세대 리더들이 함께 했다는 점이다.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과 황 CEO의 딸인 메디슨 황이 함께 회동에 참석한 것이다.

최윤정 전략본부장은 SK바이오팜의 AI 전략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리더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사업 목표로 'AI로 일하는 제약사로의 발전'을 제시하며 바이오와 AI를 결합한 비즈니스 전환을 추진 중이다. 엔비디아의 AI 플랫폼을 활용한 SK바이오팜의 경쟁력 강화가 주요 협력 의제로 떠오른 이유다.

최 회장과 황 CEO의 이번 만남은 양 그룹의 비즈니스 협력을 넘어 한국의 AI 생태계 발전을 위한 거시적 논의도 포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2025년 10월 국내 제조업 생태계의 AI 혁신을 위해 엔비디아 GPU와 제조 AI 플랫폼을 도입해 '제조 AI 클라우드' 구축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국내 산업 연계 프로젝트가 엔비디아와의 더욱 심화된 협력을 통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다.

기념사진 촬영한 SK그룹과 엔비디아 임직원들제프 피셔 엔비디아 수석부사장(왼쪽에서 두번째), SK하이닉스 김주선 AI인프라 총괄(왼쪽에서 네번째), 카우식 고쉬 엔비디아 부사장(왼쪽에서 다섯번째)) [독자 제공] 연합뉴이미지 확대보기
기념사진 촬영한 SK그룹과 엔비디아 임직원들제프 피셔 엔비디아 수석부사장(왼쪽에서 두번째), SK하이닉스 김주선 AI인프라 총괄(왼쪽에서 네번째), 카우식 고쉬 엔비디아 부사장(왼쪽에서 다섯번째)) [독자 제공] 연합뉴

최태원 회장, SK아메리카스 이사회 의장 맡아 미국 사업 직접 챙겨
이번 회동은 양 리더의 개인적 관계도 한층 돈독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황 CEO를 위해 반도체 콘셉트의 스낵 'HBM칩스'와 함께 AI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서 SK하이닉스의 역사와 자신의 리더십을 조명한 신간 『슈퍼 모멘텀』을 선물했다. 이는 2025년 방한 때 황 회장이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와 일본 위스키 하쿠슈를 선물한 것에 대한 답례였다.

황 CEO는 'HBM칩스'를 즉석에서 시식하면서 큰 관심을 드러냈으며, ‘슈퍼 모멘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책을 펼쳐 주변에 보이는 등 진지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이번 방미를 통해 추진하려는 바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려면, 그의 현재 직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2025년 9월부터 SK아메리카스 이사회 의장과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의 회장을 맡으며 미국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달 초부터 미국에 머물고 있는 최 회장은 황 CEO를 비롯해 메타 등 현지 빅테크와의 연쇄 미팅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행보는 SK그룹이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신간 '슈퍼모멘텀' 펼쳐보이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독자 제공] 연합뉴이미지 확대보기
신간 '슈퍼모멘텀' 펼쳐보이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독자 제공] 연합뉴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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