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은 6월 20일경부터 장마 전선의 영향을 받았고, 남부 지역은 그보다 빠른 시점에서 비가 시작됐다. 유통업계는 이에 맞춰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섰다. 제품군 확대, 판매 시점 조정, 체험형 마케팅 강화 등 대응 방식 또한 다각도로 진화 중이다.
호텔업계는 실내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숙박 패키지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체류 경험을 제안하고 있다. 서울 도심의 특급호텔에서는 객실 내 다이닝, 실내 수영장, 전시 관람 등 실내 활동 중심의 구성을 통해 머무는 소비를 유도하고 있으며, 제주와 부산 같은 관광지에서는 웰니스 프로그램, 요가 클래스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패션 업계 역시 발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방수 기능성 의류와 우양산, 젤리슈즈 등 실용적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일상복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스타일링 콘텐츠가 소셜미디어에서 활발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장마철 패션을 놓치지 않으려는 MZ세대의 감성적 소비 경향이 눈에 띈다.
브랜드들의 마케팅 전략도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프렌치 패션 스포츠 브랜드 라코스테는 6월 26일부터 비 오는 날 전국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제습제를 증정하는 시즌 한정 프로모션을 시작한다. 라코스테 관계자는 “실제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제습제를 통해 소비자의 불편을 줄이고,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해당 프로모션은 직영점뿐 아니라 주요 백화점, 아울렛, 대리점에서도 운영되며, 현지 날씨와 재고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유통 채널과 홈쇼핑, 이커머스 플랫폼도 장마철 테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기후에 대응하는 상품들을 중심으로 한 기획전이 잇따르고 있으며, 지역별 날씨 예보에 맞춘 실시간 특가전,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등 정교한 데이터 기반 전략이 도입되고 있다. 무신사, W컨셉, 지그재그 등 주요 패션 플랫폼에서는 최근 한 달간 레인웨어 관련 검색량이 전달 대비 30~50% 이상 증가하며 수요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도 이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 방식을 조정 중이다. 백화점들은 팝업스토어 시기 조정, 매장 배치의 탄력적 운영 등으로 변화하는 기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전국 단위가 아닌 지역별 마케팅을 강화해 기후 차이에 따른 소비자 니즈에 세밀하게 접근하고 있다.
날씨는 더 이상 외부 변수에 머무르지 않는다. 장마는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계절이 되었으며, 유통업계는 이를 일상 속 전략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복되는 계절 안에서도 소비자의 기대는 매년 달라지고 있으며, 이에 응답하는 방식 또한 더욱 창의적이고 현실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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