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으로 경기 침체가 올 경우 금리를 내릴 공간이 커져 다른 비상 수단을 써야 할 필요성을 줄인다는 것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예상대로 5.25~5.50%인 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인플레이션이 빨라지면 돈줄을 더 죌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다시 인상하는 것을 꺼린다고 보고 있다.
금리 결정 회의 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이 보는 12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80%에 달한다.
연준 관리들이 경제를 억제하기 위해 그들이 해야 할 일 중 일부를 미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이 대신하고 있다고 믿고 있고, 지난 1년간 둔화한 인플레이션에 고무됐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인하는 아직 연준의 가시권에 있지 않다.
미 고용시장은 여전히 뜨겁고 미 상무부는 지난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연율 4.9%라고 발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금리 인하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9월 FOMC 점도표상 내년 말 기준금리 중간값전망치는 지금보다 0.25%포인트 낮은 것으로 제시됐고 현시점에서 이런 전망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돌발변수가 없는 한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고금리가 최소 1년간은 계속된다는 뜻이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 경제가 내년 현 수준에 육박하는 고금리를 견딜 수 있다는 믿음을 연준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파월 의장은 더 많은 사람의 구직활동 참여 및 이민 회복에 따른 노동력 증가와 가계가 보유한 팬데믹(전염병의세계적 대유행) 때 저축을 경제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또 경기 하강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보류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도달했을 때 중립금리(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수준)가 올라간 것처럼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
높은 중립금리는 많은 혜택을 불러온다고 WSJ은 분석했다.
우선 경기 침체가 닥쳤을 때 연준은 금리를 인하할 여지를 더 많이 갖게 되고, 제로(0) 금리까지 끌어내리거나 채권 매입 같은 다른 비상조치에 의존해야 할 가능성을 줄인다.
또한 높은 중립금리는 생산성 향상과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능력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잘못될 수 있는 것도 많은데, 인플레이션이 다시 악화해 연준이 경기 하강이 불가피한 수준까지금리를 인상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와 다른 장기 금리의 상승을 포함한고금리의 지연된 효과는 미국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연합=자료)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