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매출 수치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본 프레시파머는 2026년 3·4분기부터 공격적인 판매 확대 대신 신뢰 기반 구축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8월 누적 기준 약 165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무리하게 맞추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전략이 만드는 역설이 프레시파머의 현재를 설명한다.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고객의 기대에 미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현재 운영하는 8개 농장의 생산능력 범위 안에서만 거래처와 고객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정기구독이 쌓은 신뢰의 증거
프레시파머의 신뢰 전략은 올림픽파크포레온 직영점의 정기구독 사업에서 구체적인 형태를 띤다. 현재 약 1,850가구가 정기구독을 이용하고 있으며, 월 재구매율은 82%, 6개월 유지율은 78% 수준이다. 이 수치는 단순한 판매 실적이 아니라 고객의 선택이 반복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정과 40~50대 건강 관심층, 프리미염 식품 소비층에서 반응이 뚜렷했다. 김 대표는 직영점을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니라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고 라이프스타일형 소비를 검증하는 플랫폼"이라 정의했다. 앞으로 서울·수도권 대단지 아파트와 프리미엄 상권, 기업 복지몰로 확장하면서 정기구독 비중을 점진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비싼 계란이 아닌 건강 투자
고물가 속에서 프리미엄 계란을 선택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김 대표는 이렇게 해석한다. "소비자는 단순히 비싼 계란을 사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기본 면역력과 건강 기준을 높이기 위해 구매한다. 향후 병원비보다 저렴한 투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레시파머의 경쟁력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일반란과 차별화되는 기능성 영양성분이다. 올해 공개한 시험성적서에 따르면 콜린·셀레늄·DHA 등 일부 성분이 일반 계란보다 3배에서 최대 15배 높다. 둘째, 동물복지 사육환경과 특허받은 친환경 자가배합 유기사료다. 셋째, 산란일과 농장 이력까지 확인할 수 있는 진정성과 투명성이다.
성분 비교는 동일 중량대의 시판 일반란과 프레시파머 기능성란을 동일한 보관·채취 조건에서 표본화해 진행했다. 검사는 국가 공인 시험·분석기관에 의뢰했으며, 단일 샘플이 아니라 생산 로트별 표본을 기준으로 반복 검증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김 대표는 "수치만 앞세우기보다 비교 기준, 시험 조건, 반복성, 분석기관의 신뢰도를 함께 설명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특허 5건으로 기술의 차별성을 구축하다
2025년 말 면역 증대·항염 관련 특허 결정을 받으면서 프레시파머의 계란 특허는 5건으로 늘었다. 신규 특허의 핵심은 사료 단계에서 기능성 원료의 흡수율과 체내 전이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기존 특허가 특정 영양성분 강화와 배합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특허는 면역 균형과 항염 관련 기능성 성분의 생체이용률을 높이는 데 차별점이 있다.
현재는 프레시파머의 프리미엄 핵심 라인에 우선 적용되고 있으며, 2026년 하반기부터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분은 단순히 '기능이 추가된 계란'이 아니라, 영양 밀도의 일관성과 풍미의 안정성, 그리고 데이터로 설명 가능한 품질이 된다.
이미지 확대보기8개 농장에서 월 450만 알, 부족한 공급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프레시파머는 현재 8개 직영농장을 중심으로 월 약 450만 알 규모의 생산 기반을 운영 중이다. 그런데 올해 중반기부터 B2B 거래처의 발주가 크게 늘면서 수요가 공급량을 상회하는 상황이 빈번해졌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화된 만큼, 생산 기반 확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프레시파머는 올해 3·4분기부터 추가 농장을 단계적으로 확보해 전체 사육 규모를 최대 60만 수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규모만 키우지 않겠다는 원칙은 여전하다. "프레시파머의 품질과 사육 기준을 충족하는 농장을 중심으로 편입하고, 생산량과 품질을 함께 점검하며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모든 농장에서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는 시스템
여러 농장에서 생산하면서도 같은 영양성분과 품질을 유지하는 것은 별도의 관리 체계를 요구한다. 프레시파머는 '표준화된 스마트 사료 급여 시스템'과 '정기 3중 모니터링'을 가동 중이다.
모든 네트워크 농가는 프레시파머 전용 배합 사료만을 동일하게 급여받는다. 입고부터 출하까지 주간 성분 분석 및 유해물질 안전성 전수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산란일자와 농장 이력 추적 시스템을 통해 기준치에 단 한 번이라도 미달하는 물량은 출하가 즉시 중단되는 엄격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운영한다. 이는 품질 관리의 마지막 방어선이자, 브랜드 신뢰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장치다.
변수에 대비한 위험 관리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 사료비 상승은 계란업계의 반복적인 위협 요인이다. 프레시파머는 이에 대비해 특정 농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생산 거점을 분산하는 한편, 농장별 방역 동선 관리와 외부인 출입 통제, 정기 소독 등 기본 방역 체계를 강화했다. 비상 상황에 대비해 대체 공급이 가능한 협력망도 확보해 공급 공백을 최소화한다.
원가 상승에 대해서는 소비자 가격에 즉시 반영하지 않는다. 대신 계약 구매와 운영 효율화, 정기구독 기반의 수요 예측을 통해 충격을 완화하는 데 집중한다.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는 경우에도 단계적이고 합리적인 원칙을 적용해 소비자 신뢰를 지킬 계획이다.
세 축으로 나뉜 유통 전략, 그리고 해외 진출
프레시파머의 향후 유통 전략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백화점과 프리미엄 오프라인 채널에서 브랜드의 품질과 위상을 꾸준히 높인다. 둘째, 정기구독과 D2C(직접 판매) 매장과 채널을 강화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재구매 구조를 만들어간다. 셋째, B2B와 특수채널을 확대해 안정적인 외형 성장을 추진한다.
해외 진출은 무리한 확장보다 시장 적합성을 우선한다. 홍콩과 싱가포르 등 프리미엄 식품 수요가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신제품인 프레시파머 구운 계란과 갓구운 김의 수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갓구운 김은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해외 소비자에게 프레시파머의 제품군을 소개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품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품별 보관·유통 조건과 현지 인증, 파트너십을 단계적으로 준비한 뒤 해외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방침이다.
3년 뒤를 준비하는 기업의 선택
3년 뒤 프레시파머는 "단순히 프리미엄 계란을 판매하는 기업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기능성 계란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평가받기를 원한다. 소비자에게는 믿고 선택할 수 있는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로, 파트너와 고객에게는 과학적 데이터와 탄탄한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성장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기능성 계란의 과학적 검증 체계를 고도화하고, 생산 규모를 확대하면서도 품질을 균일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프레시파머 갓구운 김처럼 좋은 원료와 정성을 담은 제품도 함께 선보여, 소비자의 건강한 식탁을 폭넓게 채워가는 브랜드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의 미달성한 목표는 성장의 실패가 아니었다. 그것은 신뢰라는 더 큰 기초 위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올려놓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계란 한 알의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고, 기능성 계란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김정진 대표의 선언 속에, 프레시파머가 그려는 내년의 모습이 선명해진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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