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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뇨스 “현대차는 피지컬 AI 기업”

실리콘밸리 선언 … “로봇·자율주행·소프트웨어를 한 손에”

2026-09-29 11: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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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현대차가 자동차회사가 아니라 '피지컬 AI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17~18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글로벌 기술 인재 380명을 앞에 두고 이 같은 비전을 공개했다. 로보틱스와 자율주행차,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현대차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직접 설명하고, 차량·공장·로봇에서 축적되는 실제 데이터로 학습하는 AI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체적 전략까지 제시했다. 인재 확보 전쟁이 곧 기술 경쟁력의 격차가 되는 시대, 현대차그룹은 기술 리더십을 직접 드러내며 글로벌 핵심 인재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글로벌 기술인재 380명 앞에 두고 비전 공개
현대차그룹이 29일 밝힌 바에 따르면, 'HMG 테크 탤런트 포럼'은 산호제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이틀간 열렸다.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미국법인, 미국기술연구소(HATCI),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보스턴다이나믹스, 모셔널, 포티투닷 등 9개사가 한 무대에 섰다. '경계를 넘어 함께 만들어가는 성장'이라는 주제 아래, 6개 기술 분야(AI, 로보틱스,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 소프트웨어·IT, 수소·에너지·배터리)의 비전과 개발 사례를 공유했다.

무뇨스 사장의 기조연설은 이 포럼의 핵심을 관통했다. 그는 "현대차는 로보틱스와 자율주행차,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피지컬 AI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탄탄한 핵심 사업과 현대차그룹의 규모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인재들과 미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의 미래 전략이 아니라, 물리적 공간에서 작동하는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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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전략, 한 목표로
현대차그룹 경영진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이 비전을 어떻게 현실화할지 설명했다. 만프레드 하러 R&D본부장 사장은 '엔지니어링 위에 혁신을 더하는' 방식을 강조했다. 그는 "수십 년간 축적한 실제 환경의 엔지니어링 경험에 가상 개발과 AI의 속도를 결합해 업계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대규모 차량 개발·양산 과정에서 쌓인 엔지니어링 역량에 AI와 가상 개발 기술을 얹으면, 개발 속도와 효율이 동시에 오른다는 전략이다.

박민우 AVP본부장 사장은 더 근원적인 접근을 제시했다. "차량과 공장, 로봇 등 실제 환경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피지컬 AI"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 해결해야 할 가장 어려운 문제들이 남아 있다는 점이 지금 이 순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며 "실제 환경에서 축적한 경험과 실제 적용 성과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피지컬 AI 조직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제조의 현장에서 나오는 데이터가 바로 AI 학습의 가장 귀한 자산이라는 인식이다.

김혜인 인사실장 부사장은 조직의 기반을 설명했다. "75개 이상의 그룹사와 33만 6000여 명의 임직원, R&D센터로 구성된 사업·연구 기반을 갖췄다"며 "글로벌 인재들이 의미 있는 일을 수행하고 더 큰 도전에 나서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피지컬 AI로의 진화는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확장이라는 신호였다.

16개 핵심 기술, 현장에서 증명하다
포럼은 전략에만 머물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구체적인 기술로 그 의지를 보여줬다. 전시 공간에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차세대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배치됐다. 모셔널의 아이오닉 5 로보택시와 현대차 크레이터 콘셉트카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기술의 범위는 넓었다. SDV 아키텍처 'CODA', 열폭주 방지 기술, 자율 트레일러 체결 기술, 아트리아 AI, 스마트 제조 솔루션 등 총 16개 핵심 기술과 프로젝트가 소개됐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도 에너지 영역의 현대차 역량을 드러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전시가 아니라, 차량-로봇-공장이 데이터를 공유하며 학습하는 피지컬 AI 생태계의 각 부분이었다.

리더스 패널 토크에서는 기술 리더들이 실제 개발 환경과 과제를 솔직하게 나눴다. 하러 사장, 박 사장,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부사장, 잭 재코우스키 보스턴다이나믹스 최고제품·기술책임자, 필 미셸 모셔널 자율주행·AI 부문 총괄, 알페시 파텔 현대차그룹 SDF추진담당 상무가 함께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실시간 질의응답을 통해 개발 환경, 대규모 적용 과정, 경력 기회에 대해 기술 리더들에게 직접 묻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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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교류를 채용으로 연결하다
현대차그룹이 이 포럼을 통해 궁극적으로 노린 것은 인재 확보였다. 포럼은 기술 설명회를 넘어 채용 전략으로 작동했다. 현장에서 'HR 커피챗'이라는 일대일 경력 상담을 운영했다. 채용 담당자가 직접 참가자들과 만나 현대차그룹의 기술 비전과 경력 기회를 설명했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 면접이었다. 지난 4월부터 진행 중인 'HMG 글로벌 테크 탤런트 채용' 후보자들을 초청해 실리콘밸리 현장에서 면접을 진행했다. 이는 단순한 채용 절차가 아니라, 현대차가 얼마나 진지하게 글로벌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였다. 기술 리더십을 시연하는 것과 동시에, 그 리더십을 함께 구현할 인재들을 직접 선발하는 이중 전략이었다.

차세대 모빌리티의 경쟁, 인재 전쟁이 된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포럼을 개최한 배경은 명확하다.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로보틱스, 자율주행, AI 소프트웨어로 급격히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변화를 주도하려면 부족한 게 기술만이 아니다. 글로벌 핵심 인재들의 확보가 생존의 문제가 된다.

현대차그룹은 75개 이상의 그룹사, 33만 6000여 명의 임직원, 세계 곳곳의 R&D센터라는 기반을 갖췄다. 이는 스타트업들이 흉내 낼 수 없는 규모의 인프라다. 동시에 보스턴다이나믹스, 모셔널, 포티투닷이라는 첨단 기술 회사들을 자산으로 보유했다. 이 모든 것을 현대차그룹이 강조한 이유는, 글로벌 인재들에게 "여기서라면 세계 수준의 기술을 만들 수 있다"는 신뢰를 주기 위함이다.

피지컬 AI 경쟁의 시작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현대차그룹의 기술 비전과 실행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테크 인재들과 깊이 있게 소통하고 교류한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핵심 테크 인재와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차세대 모빌리티 시대를 이끌 기술 경쟁력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피지컬 AI 선언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자동차 제조사에서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변신이 현실이 되려면,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인재들이 필요하다. 차량과 공장, 로봇에서 쏟아져 나올 데이터를 학습하고 개선할 조직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이 실리콘밸리로 나간 것은, 그 인재 확보의 첫 번째 선언이자,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이 선점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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