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행사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금보성아트센터의 참여다. 평창동을 기반으로 3만 명의 작가를 전시해온 이 공간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다. 유통, 비평, 언론, 영상 플랫폼을 결합한 복합 구조를 구축해왔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금보성은 작가이자 관장, 그리고 5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로서, 그는 주간 천만 조회를 기록하는 문화 플랫폼을 만들어냈다.
그의 영향력은 단순한 홍보 차원을 넘어선다. 전시가 있는 곳에 관객을 만들고, 잊힌 작가를 다시 호출하며, 시장의 흐름을 실제로 움직여온 경험이 있다.
그가 움직이면 전시가 주목받고, 담론이 형성된다. 이른바 ‘이동하는 플랫폼’이다. 이번 BAMA에서도 그의 개입이 단순한 거래의 장을 넘어 하나의 담론 공간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보성 측이 이끄는 STO(증권형 토큰) 기반 작가군의 참여는 미술 시장이 더 이상 ‘작품 판매’에 머물지 않음을 보여준다. 작품은 이제 이미지가 아니라 데이터와 인증, 구조와 보존 가능성을 포함한 복합 자산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미술의 존재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페어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 제기는 ‘캔버스의 뒷면’이다.
유럽 주요 미술관들은 작품을 소장할 때 표면이 아니라 프레임 구조를 먼저 확인한다. 이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에 대한 책임의 문제다. 그러나 한국 미술계는 여전히 연질의 스기나무 프레임을 관행처럼 사용하고 있다. 이 재료는 수십 년 내 뒤틀림과 균열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침묵은 단순한 무지가 아니라 책임 회피에 가깝다. 작품을 수집하는 개인과 기관에게 장기적 신뢰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시장 자체의 기반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작가와 화랑은 여전히 경기와 유통만을 탓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 나아가 그는 부산을 새로운 실험의 무대로 삼고 있다. 방글라데시 비엔날레 감독 이후, 새로운 비엔날레 감독으로 내정된 그는 부산에서 청년 작가를 선별하고 구조적 기준을 갖춘 세대를 구축하려 한다. 이는 단순한 전시 기획이 아니라 미술 생태계 자체를 재설계하려는 시도다.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작품의 수와 거래액으로 평가받는 시대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는 작품이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묻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구조를 외면한 회화는 결국 시간 앞에서 무너진다. 이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작가들은 금보성이라는 플랫폼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의 유튜브 채널은 부산과 경남 지역 관객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전시장으로 이끌고 있다.
이번 BAMA가 단순한 거래의 장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한국 미술의 구조적 전환을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인지는 결국 선택의 문제다.
부산은 지금, 그 선택의 한가운데 서 있다.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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