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6% 상승한 배럴당 73.56달러에 마감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도 2.4% 오른 69.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두 유종 모두 5%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이란의 미사일 발사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를 겨냥한 군사 작전을 펼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이스라엘 전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되고 예루살렘 등에서 폭발음이 들리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직접 공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정치 위험 전략가 클레이 사이글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직접 타격하기 위해 군사 공세를 확대할 수 있다"며 "이란의 석유 자산이 주요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생산이나 수출 시설을 공격할 경우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원유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은 예멘 후티 반군의 해상 공격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후티 반군은 홍해 호데이다 항구에서 선박 두 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연대 차원이라고 밝혔다.
PVM 분석가 타마스 바르가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후티 반군과 이라크 민병대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석유 생산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며 "석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시장 불안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의 미사일 발사 이전 국제 유가는 2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였다. 공급 증가와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전망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중동발 공급 불안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유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10월 2일 회의를 열어 시장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정책 변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 OPEC+는 12월부터 매달 18만 배럴씩 증산할 계획이다.
리비아의 정치적 불안정도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리비아 동부 의회는 새로운 중앙은행 총재 지명에 합의했지만, 이것이 리비아의 원유 생산량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리비아는 OPEC 회원국으로, 지난해 하루 평균 약 13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13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3주 연속 감소세로, 시장의 공급 부족 우려를 더욱 키울 수 있다.
이처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리비아의 생산 차질 가능성,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제 유가는 당분간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확전될 경우 유가는 더욱 큰 폭으로 급등할 수 있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