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도 고용원 없는 영세 사업자 중심으로 자영업자가 2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내수 부진 여파는 쉼 없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15일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6천48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86만7천292명)보다 11만9천195명 증가한 것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다.
폐업자 수는 2020∼2022년 8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00만명 턱밑까지 수직 상승했다.
폐업 사유별로 보면 '사업 부진'이 48만2천183명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48만8천792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전년(40만6천225명)과 비교하면 7만5천958명(18.7%)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폭 증가다.
사업 부진 외에 폐업 사유로는 기타(45만1천203명), 양도·양수(4만369건), 법인전환(4천68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소매업 폐업이 27만6천535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업(21만7천821명), 음식업(15만8천279명) 등 내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종의 타격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임대업(9만4천330명), 건설업(4만8천608명) 등 지난해 경기가 좋지 않았던 부동산 관련 폐업자도 많았다.
지난해 폐업률은 9.0%로 2016년(11.7%) 이후 줄곧 하락하다 8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폐업률은 가동사업자와 폐업자의 합계 대비 폐업자 수 비율이다.
폐업률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 15.2%를 기록한 뒤로 가동사업자 증가 등 영향으로 대체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폐업자가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코로나19 정부 지원금이 상당 부분 중단되면서 그간 잠재됐던 폐업 신고가 일부 더해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정부는 분석했다.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등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사업 부진에 따른 폐업 행진은 올해도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크다.
자영업자는 올해 1분기 약 2년 만에 마이너스(-9천명)로 돌아선 뒤 2분기 10만1천명 줄며 감소 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 고용원 없는 영세 자영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만4천100명 줄며 2015년 4분기(-11만8천200명) 이후 8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8일 발표한 7월 경제 동향에서 경기 판단을 '다소 개선'에서 '개선세 다소 미약'으로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주된 요인으로 '회복되지 못하는 내수'를 들었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나흘 뒤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하며 경기 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가 안정세에 있고 금리도 내려갈 수 있는 만큼 하반기 내수 회복 가능성은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부채 부담을 해소할 만큼의 충분한 매출 회복은 당장 어려울 것으로 보여 폐업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유창규 글로벌에픽 기자 yck@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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