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TV 오리지널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섬세한 감정선과 깊숙이 파고드는 대사, 아름다운 영상에 녹여진 음악, 그리고 감성의 깊이를 더한 배우들의 열연은 클래식 멜로의 진수를 선사했다.
무엇보다도 차진우(정우성 분)와 정모은(신현빈 분)의 감정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낸 엔딩은 매회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진한 여운과 따스한 설렘, 힐링을 자아낸 엔딩 명장면을 짚어봤다.
하나. 횡단보도 재회 엔딩 (1회)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살아온 차진우에게 정모은은 낯선 떨림이었다. 그 떨림은 어느새 차진우의 고요한 세상에 큰 파동을 가져왔다.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을 둘러보던 차진우는 정모은의 사진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나 이내 미련 없이 사진을 삭제한 차진우. 혼자가 익숙한 그는 이번에도 인연에 연연하지 않으려 애썼다. 정모은 역시 마찬가지였다. 단역, 엑스트라 등으로만 불려 왔던 정모은에게 처음으로 ‘배우’라고 불러준 차진우. 마음이 지치고 시끄러울 때마다 떠올린 그는 정모은에게 큰 힐링이자 힘이었다. 스치는 인연이라 생각했던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재회했다. 정모은이 버스에 탄 차진우를 우연히 발견한 것.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어보지만 차진우는 듣지 못했고, 버스는 떠났다. 멀어져가는 버스를 바라보는 정모은의 눈빛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안타까움이 밀려드는 순간 길 건너에 차진우가 서 있었다.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선 두 사람. 정모은은 차진우를 향해 그간 연습한 수어로 인사를 건넸다. 타인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건 당연히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한 차진우. 그런 그에게 다시 만나게 돼서 기쁘다는 정모은의 예상치 못한 수어는 낯선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서로를 향해 미소 짓는 얼굴엔 반가움과 설렘이 교차했다. 차진우의 고요한 세상에 파동을 일으킨 가슴 떨리는 엔딩이었다.
둘. 마음의 벽 허문 울림 엔딩 (2회)
원인 모를 열병으로 청력이 손실된 뒤 차진우는 타인과의 안전거리 확보가 필수였다. 그래야 서로가 상처를 입지 않기 때문. 그러나 어느 틈에 다가선 정모은의 존재는 차진우의 세상을 변화시켰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정모은은 매 순간 차진우를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으로 요동치게 했다. 정모은이 다가올수록 한 발 물러서는 차진우. 그 머뭇거림의 벽을 허문 결정적 사건이 발생했다. 공연을 보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차진우가 뒤늦게 약속 장소로 달려갔지만, 정모은은 떠난 뒤였다. 문득 밀려오는 미안함과 속상함에 차진우가 고개를 떨군 순간 정모은이 나타났다. 정모은을 마주하자 차진우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에 휩싸였다. 아무리 소리를 높여도 들리지 않는 세상의 소리처럼, 자신의 언어가 정모은에게 소용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는 수어로 진심을 쏟아냈다. 정모은은 모든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차진우의 표정과 눈빛에서 그 마음을 읽었다. 소리를 듣지 못해도 소리의 기억, 진동, 울림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차진우의 말을 기억한 정모은. 그를 위로하듯 차진우의 손을 목에 가져다 대고 노래를 불렀다. 손끝으로 전해져 오는 울림에 차진우는 또 한 번 감정이 요동쳤다. 여기에 “우리가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다”라는 정모은의 한 마디는 마음의 벽을 단숨에 허물었다. 시청자들에게 설렘 그 이상의 울림을 안긴 강력한 2회 엔딩이었다.
셋. 정우성 등에 기대어 쏟아낸 신현빈의 눈물 엔딩 (3회)
넷. 조용하지만 강한 수어 응원 (4회)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거의 유일한 매개인 휴대폰의 배터리가 닳으면 몸의 전원마저 꺼져버린 기분을 느끼는 차진우. 그런 그에게 휴대폰 없이 얘기하는 게 좋다며, “가끔 잊어버려요. 당신이 듣지 못한다는 거”라고 말하는 정모은의 존재는 점점 특별하게 다가왔다. 또한 그는 상대를 위한 ‘배려’라는 이름으로, “지금껏 무엇을 위해 마음의 선을 긋고, 누구와 거리를 두려했었던 걸까”라며 자문했다. 그 자신이 오랫동안 쌓아왔던 마음의 장벽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정모은은 극단에서 뜻밖의 기회를 얻게 됐다. 리허설 때 일어난 사고로 당일 공연에 빈 배역이 생기면서 정모은이 대타로 들어가게 된 것. 정모은은 걱정 반 설렘 반으로 무대에 올랐다. 첫 마디조차 뗄 수 없이 긴장감에 압도당하던 순간, 관객석에 있는 차진우를 발견했다. 모두가 정모은의 대사만을 기다리는 극장의 한가운데, 차진우는 “잘 해낼 거라고 믿어요”라고 수어로 담담한 응원을 전했다. 적막 속에서, 소리도 없이 날아든 차진우의 마음은 정모은에게 전해졌다. 세상에 오직 둘 뿐인 것만 같은 두 사람의 눈맞춤 엔딩은 이들에게 찾아온 변화를 더욱 기대케 했다.
유병철 글로벌에픽 기자 e ybc@globalepic.co.kr/personchos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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