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1일 발표한 '일본의 정년연장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일본이 법정 정년을 60세로 유지하면서 재고용을 중심으로 65세까지 고용 기회를 보장한 사례를 상세히 소개했다.
연공서열형(호봉제) 임금 체계와 고용 경직성이 강한 국내 노동시장에서 정년만 일괄 연장할 경우, 기업의 신규 채용 여력이 급격히 축소되어 청년 고용 위축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년 연장 대신 선택권 보장"…日本, 25년간 충격 최소화한 연착륙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고령화 대책을 추진하면서 법정 정년을 일률적으로 상향하기보다 기업의 자율적 선택권과 수용성을 높이는 방식을 취했다.
지난 2004년 법 개정 당시 청년 취업난과 기업 부담을 감안해 ▲60세 정년 유지 후 재고용 ▲정년 연장 ▲정년 폐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유도했으며, 2013년부터 단계적 의무화를 거쳐 희망자 전원 65세 고용 확보 조치를 정착시켰다.
이 같은 유연한 제도 설계에 힘입어 일본 현지 기업의 99.9%가 65세 고용 확보 조치에 동참하고 있으며, 특히 대기업의 79.4%가 인건비 부담과 고용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재고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아울러 일본 노사정이 고령자 고용 확대에 따른 기회비용을 합리적으로 분담한 점이 핵심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근로자는 재고용 전환 시 정년 직전 대비 평균 68.4% 수준으로의 임금 조정을 수용했고, 기업은 고령 인력의 건강 상태와 숙련도에 맞춰 직무를 재설계했으며, 정부는 고용보험을 통해 임금 감축분의 일부를 정책 지원금으로 보전했다.
경영계가 일본식 재고용 모델을 강조하는 근본적 배경에는 한국 노동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연공급 임금 구조와 강한 고용 경직성이 자리 잡고 있다. 근속 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 상승하는 구조에서 정년이 일괄 연장되면 고연봉 장기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어 기업들이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이라는 전제 조건이 동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년 연장만 추진될 경우, 2030 청년세대의 노동시장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지고 노동시장 양극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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