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무면허운전은 '잠깐 운전했을 뿐'이라는 사정만으로 가볍게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 처벌 여부를 판단할 때는 운전 당시 면허의 상태, 운전한 차량의 종류, 운전 장소, 운전자가 자신의 면허 상태를 알고 있었는지 등이 함께 문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무면허운전과 법적으로 판단하는 무면허운전 사이에는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다. 무면허운전죄가 성립하려면 실제로 '도로'에서 운전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대법원은 아파트 단지 내 지하주차장에서 운전면허 없이 차량을 운전한 사건에서 해당 장소가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나 차량이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인지,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되는지, 시설이 자체적으로 관리되는지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무면허운전 사건에서는 단순히 '면허가 없었다'는 사실만 확인해서는 부족하고 운전이 이뤄진 장소와 당시 차량의 종류, 면허의 종류 및 효력 상태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운전면허가 취소된 이후 차량을 운전한 경우라면 취소 처분이 언제 이뤄졌고 운전자에게 해당 사실이 언제 전달됐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 대법원은 무면허운전죄가 성립하려면 운전자가 유효한 운전면허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자동차를 운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운전 당시 운전자의 인식 여부가 법적 판단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무면허운전에서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은 반복 운전이다. 한 번 적발된 뒤 다시 운전했다고 해서 모든 행위가 동일하게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무면허운전을 한 날마다 하나의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다. 같은 날 여러 차례 운전한 경우에도 범행의 시간적·장소적 연속성이나 범의의 단일성 등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무면허운전이라는 동일한 표현이 사용되더라도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쟁점과 책임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면허의 취소나 정지 여부와 그 사실을 운전자가 인식했는지, 실제 운전 장소가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는지, 운전한 차량과 면허의 관계는 어떠한지, 사고가 발생했다면 그 결과가 무엇인지까지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사고가 함께 발생했다면 무면허운전과 별도로 교통사고에 따른 법적 책임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글 : 법무법인 YK 부천 분사무소 김보경 변호사
[글로벌에픽 김동원 CP / epic@globalepic.co.kr]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