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제재와 현지 진출 서방 기업들의 철수로 생긴 빈자리를 중국 기업들이 메우고 있다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중국의 교역액은 올해 1~11월 2천억달러(260조원)를 넘어섰다. 이는 2024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양국 교역규모다.
올해 들어 11개월간 중국의 대러시아 수출은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9% 치솟았다.
가장 큰 수혜자는 중국 자동차제조업체라고 NYT는 분석했다.
2021년 8%에 불과하던 중국 자동차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55%로 뛰었다.
미 샌디에이고에 있는 아시아자동차 컨설턴트 마이클 던은 "한 국가의 자동차업체들이 이처럼 빨리 시장 점유율을 높인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중국이 횡재를 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러시아에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브랜드가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모두 철수했다.
알렉산드르 가부예프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장은 숨지거나 장애를 입은 참전 군인의 가족들이 정부와 보험사에서 받는 수당 및 보험금(사망 시 9만달러·1억1천만원)의 일부를 차량 구매에 쓰는 것으로 봤다.
NYT는 러시아에 수출된 중국산 트럭 등 일부 민수 품목이 군사적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도 짚었다.
이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국제 시장에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진 독일 등 서방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러시아와의 교역 확대는 '제로 코로나'(무관용 코로나19 방역정책)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중국 경제에 '단비'가 됐다.
국경 지역에서 트럭 정류장, 세관 시설, 철도 차량 기지, 송유관 등 부족한 기반 시설의 확충이 필요해지자 중국 건설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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