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문석구(이동휘)는 오락실을 폐쇄하자고 주장했지만, 정복동은 오락실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영하라 지시할 뿐이었다.
직원들을 방해하며 마트를 운동장처럼 뛰어다니는 아이들, 초등학생들 돈을 뺏으며 화장실에 모여 노는 일진들 때문에 난장판이 된 마트를 보자 정복동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몽둥이 같은 가죽케이스를 들고 마치 학생주임처럼 등장한 것.
그런데 그가 꺼낸 건 바로 피리. 아이들은 연주에 홀린 듯 ‘피리부는 사나이’ 정복동의 뒤를 따랐고, 그렇게 그는 문제의 아이들을 경쟁사인 히드라마트까지 이끌었다.
언제나 예측을 뛰어 넘는 정복동이었다.
정복동의 알 수 없는 속내를 담아낸, 김병철의 섬세한 연기가 더욱 돋보인 한 회였다.
김병철은 지난 방송에서 재미와 더불어 갑작스러운 호통으로 극의 전개를 쫄깃하게 이끌었다면 이번에는 우아한 자태로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 김병철만이 할 수 있는 장르초월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기며 몰입을 끌어올렸다.
그런가 하면 석구가 천리마마트로 시찰을 나온 봉황시 의원 김치아(우현 분)에게 잘 보이려 아무나 하지 못한다는 그랜절을 선보여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랜절은 가장 예의 바른 절로 물구나무를 선 채 절을 하는 고난도 기술, 이를 본 마트 직원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깜짝 놀라 표정을 지어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한껏 증폭시켰다.
정복동을 찾아온 DM그룹 부사장 김갑(이규현)은 조용히 자리만 잘 지키라고 은근한 협박을 가했다.
그럼에도 움츠러들기는커녕 만년필을 꺼내 그를 위협한 정복동은 김갑과 함께 도망치던 전무 권영구(박호산)의 엉덩이를 펜촉으로 찍어버렸다.
제대로 굴욕을 당한 김갑은 “오늘 일은 절대 안 잊을거야”라며 복수를 다짐했다.
권영구 또한 정복동이 수라묵으로 주목받자,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문석구에게 조만간 천리마마트가 폭삭 망할 텐데, 그때 “모든 건 정복동이 시켜서 했다”라고 말하라며, 그 대가로 본사 과장자리를 제안한 것.
문석구는 거절했다.
정복동이 마트에 온 뒤로 사람들이 웃으면서 일을 한다며, “나 같은 사람한테 배신당할 인물이 아니다”라는 것.
이처럼 김병철은 회를 거듭할수록 정복동의 복잡다단한 감정선을 진정성 있는 연기로 심도 있게 그리며 극을 꽉 채우고 있다.
계속해서 미친 짓을 시도하지만 계획이 실패하고 마트가 잘 되는 것이 불만스러운 정복동. 그런 정복동의 변화하는 감정을 유려하게 풀어내며 적절한 무게감을 주는 동시에 깨알 같은 유쾌함까지 더하며 극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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