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에 소득 하위 20% 가구 세 집 중 두 집이 적자 살림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지급된 각종 저소득층 지원금이 사라진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으로 지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전국 가구 중 적자가구 비중은 26.7%를 기록했다.

적자가구는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가구를 의미한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세금과 연금, 사회보험 등 비소비지출을 뺀 개념으로, 가구가 소비지출이나 저축 등으로 쓸 수 있는 돈이다.

이 가운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저소득층에서는 적자가구 비중이 62.3%나 됐다. 세 집 중 두 집 가까이 올해 1분기에 적자를 냈다는 의미다.

1분기 중 1분위 적자가구 비중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60.6%, 2022년 57.2%를 기록했다가 올들어 5%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1분기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85만 8,000원이었다. 소비지출은 131만 9,000원으로 매달 46만 1,000원의 적자를 냈다.

1분위 가구의 소득은 1분기에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7%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실질소득은 1.5% 감소했다.

이에 비해 1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은 13.7% 증가했다. 지출 비중으로 보면 주거·수도·광열비가 23.1%로 가장 높았다. 관련 지출이 1년 전보다 15.7% 늘었는데, 전기·가스요금 인상분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어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 19.0%, 보건 13.9%를 차지했다.

박현 글로벌에픽 기자 neoforum@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