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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부부 1만4000쌍에게 '꿈'을 주고 떠난 백낙삼 대표

55년간 '무료예식 봉사 '...국민훈장 석류장·LG 의인상 등 수상

2023-04-28 17:15:00

신신예식장 백낙삼 대표.[사진=연합뉴스]
신신예식장 백낙삼 대표.[사진=연합뉴스]

경남 창원에서 55년간 무료 예식장을 운영하면서 무려 1만 4,000쌍의 예비부부에게 예식장을 제공한 백낙삼 신신예식장 대표가 28일 93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 대표의 부인 최필순 씨가 "남편이 요양병원에서 1년여의 투병 끝에 오늘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고인은 1967년부터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예식장을 경영하면서 비용이 모자라 결혼식을 못하는 신혼부부들에게 예식장 공간 사용료와 의복 대여비, 기념사진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했다.

이 같은 선행이 알려지면서 백 대표는 1988년 국민포장, 2019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했다. 이후 기념사진 값 마저도 석류장을 받은 후부터는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에는 LG 의인상을 받기도 했다.

백 대표는 생전에 영화(국제시장)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선행과 함께 얼굴을 알렸다.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생전 100세까지 예식장을 운영하고, 은퇴 후에는 아내와 전국 일주를 하고 싶어 했다.

백 대표는 중앙대학교 교육학과 3학년 때 집안 사업이 망하며 가족들이 야반도주 했고, 결국 졸업을 앞두고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이후 길거리 사진기사 등을 하며 어렵게 생계를 꾸려간 그는 20대부터 10년 넘게 전문 사진사로 일하면서 차곡차곡 아낀 돈으로 1967년 3층 건물을 구입했고, 지금의 신신예식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자신처럼 돈이 없어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진 값만 받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면서 그의 선행은 시작됐다.

다행히 예식장은 아내 최필순 씨와 아들 백남문 씨가 이어간다. 아들 백남문 씨는 "부친께서 별도 유언은 없었고 생전에 예식장 운영을 잘 해달라는 말씀을 하시곤 했다"고 말했다.

백낙삼 대표의 빈소는 마산의료원 장례식장 202호, 발인은 30일 오전 9시 30분이다.

평생을 '젊은 청춘'들에게 행복과 꿈을 주면서 살아 온 백 대표의 '선행'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더불어사는 '참살이'가 무엇인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고개 숙여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종균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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